미국 대학 학위의 가치는 3억 6천만 원?

평균 미국 대학 학위 수익률 '3억 6천만 원'…고졸자보다 67% 더 벌어

학교보다는 전공별 편차 커…공학·간호학·컴퓨터과학 '고수익'

고교생·학부모, 대학 진학 결정 때 '비용'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 50년에 걸쳐 미국 대학 진학률은 급격히 팽창해 왔다.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통계 전문 기업 Statista 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대학에 진학한 학생수는 공사립을 통틀어 약 2천만명에 육박한다.

고소득이 보장되는 안정된 직장을 얻기 위해서 많은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결정한다. 하지만 등록금, 책값, 생활비 등 대학에서 학위를 마치는데 드는 비용은 적지 않다. 과연 대학교육은 투자한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미국 노동청의 통계에 의하면 대학 졸업자들은 고등학교 졸업자에 비해 평균 67% 많은 수입을 얻는다. 대학을 가면 더 좋은 직업을 갖게 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릴거라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게 되는 배경이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며 전공이나 학교에 따라서 굉장히 큰 편차가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 의해 드러났다.

비영리 연구 단체인 기회균등연구재단 (FREOPP)은 미국내 1,775개 대학에서 제공되는 3만개의 미국 학부 학위를 분석해 각 학위의 투자대비 수익율(ROI)을 계산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ROI는 투자에서 얻는 소득에서 비용을 뺀 것을 말한다. 이 연구에서는 ROI를 학위 획득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평생 소득에서 대학학위를 따는데 든 직간접 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정의한다. 즉 수학적으로 표현하자면 (ROI = 특정 학위 획득으로 인해 평생얻을 수 있는 수입 - 대학 교육에 든 직간접적 비용)인 셈이다.

연구에 따르면 4년제 대학 학위의 투자 수익율은 30만 6,000달러(한화로 약 3억 6천만원 )이다. 엘리트 대학인 칼텍이나 펜실베니아 대학교 등은 전반적으로 투자 대비 수익율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아이비리그' 명문대라 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엘리트 대학에서도 마이너스 수익율을 내는 학과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에 따르면 수익률은 학교보다는 전공에 따라서 크게 차이가 났다. 예를 들어, 공학 학위의 평균 수익률은 50만 달러인데 반해, 심리학 학위를 가진 사람 중에서 이 정도의 수익을 내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투자대비 수익률을 내는 전공으로는 공학, 컴퓨터과학, 간호학, 경제학이 꼽혔다. 특히 낮은 수익률을 내는 전공은 예술, 음악, 종교, 심리학, 교육학으로 나타났다. 낮은 수익률을 내는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의 경우 38세 이전에 연소득 8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다만 수익률은 중도 탈락 가능성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공학이나 간호학의 경우, 처음에는 고소득·안정된 직장의 가능성에 매료되어 공부를 시작하나, 힘든 학과 공부를 따라잡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교육데이터사이트에 의하면 미국 대학의 진학자중 4년만에 졸업을 하는 학생은 전체 입학자의 60%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런 요소들까지 고려하면 실제 ROI 는 더 낮아진다. 중도포기자를 고려하면, 대학 학위의 평균 ROI 수치는 12만 9천달러(한화로 약 1억 5,200만원)으로 떨어진다.

그러면 미국 대학을 다니고 졸업하는데는 돈이 얼마나 드는 것일까? 미국에는 약 4000개에 육박하는 대학이 있으며, 주립/사립 여부에 따라서 등록금이 천차 만별이다. 필자가 재직하는 학교는 주립대학인데, 등록금이 일년에 약 1만 달러(한화로 약 1,180만원. 단, 인디애나 주민일 경우)이다. 하지만, 같은 주내의 사립 대학중에서는 일년 학비가 5만 달러 이상인 학교(한화로 약 5,900만원, 예: 노트르담대)도 있다.

따라서, 연방정부에서는 대학 장학금, 연방 정부 지원금 등의 산출 근거로 이용하기 위해서 '연간 대학 평균 학비'라는 수치를 이용한다. 2021년 기준 평균 학비는 3만 5,726달러(한화로 약 4천2백만 원)이다. 물론 대학마다 차이가 있다. 대체로 주립대학이 사립대학 보다는 등록금 및 기타 제반 비용이 적은 편이다.

그런데, 금융회사 피델리티가 최근에 발표한 '2021년 대학진학을 위한 저축과 대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고등학생들과 부모들이 실제로 대학 진학에 드는 비용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8%의 고등학생과 24%에 달하는 학부모가 일년간 대학에 다니는 비용이 약 5,000달러(한화로 약 600만원)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 수치는 생활비, 책값 등은 커녕, 대부분의 주립 대학에 내야 하는 일년치 등록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많은 미국인들은 대학 교육비를 대출로 충당한다. 9월 14일 발표된 US News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대학 졸업자들의 학비 대출금은 일인당 평균 3만 달러에 이른다. 지난 20년 동안 이 대출금의 규모는 거의 두 배로 껑충 뛰었다. 높아지는 등록금, 생활비, 물가 인상 등의 결과다. 일인당 평균치 계산에는 대출을 낼 필요가 없는 부유층 학생까지 포함되므로 실제로 재정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 대출금은 평균치보다 훨씬 높다.

물론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함으로 얻는 가치 중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도 많다. 하지만, 대학 진학 여부와 전공을 결정함에 있어서 재정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미래에 큰 재정적 부담을 불러 올 수 있다. 미연방 교육부는 1996-97 학기부터 2019-20 학기까지 대학별로 학생 등록 상황, 장학금 및 제반 지원금, 비용, 졸업률 등 학생 지표 등의 제반 정보를 상세하게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College scorecard)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 진학 및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과 및 학부모들은 이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고 결정에 참고하기를 바란다.

출처 : E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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