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공립학교 화장실 생리용품 비치 의무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모든 공립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는 내년부터 화장실에 생리용품을 비치해 필요로 하는 여학생들에게 무료로 공급하게 된다. 공립학교 화장실 생리용품 비치를 의무화 한 관련 법이 제정됐기 때문이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9일(현지시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전날 저소득층 거주 지역 공립학교들이 여성 화장실에 생리용품을 비치하도록 한 기존 법을 모든 공립학교로 확장토록 한 법률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22학년도부터 6~12학년이 다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캘리포니아 주립대 23개 캠퍼스, 커뮤니티 칼리지 등은 최소 한곳 이상의 화장실에 생리대와 탐폰 등 생리용품을 비치하게 된다. 주 정부는 이를 위해 교육당국에 관련 예산을 새로 지원할 예정이다. 2017년 저소득층 거주 지역 공립학교에 한해 화장실에 생리용품을 비치하도록 하는 법을 시행해온 캘리포니아주는 이 제도를 새로 확대하면서 사립학교와 사립대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새 법안은 “캘리포니아는 생리용품에 대한 접근은 기본적 인권에 해당하며 모든 캘리포니아인들의 건강과 존엄성, 그리고 공공 생활에 대한 완전한 참여에 필수적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주의회 의원은 성명에서 “우리의 생명 활동은 생리가 언제 시작될지에 대해 항상, 그리고 사전에 경고를 해주지는 않고, 갑작스럽게 생리에 대처하기 위한 용품을 필요로 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사실상 모든 공공 화장실이 휴지와 종이 타월을 제공하는 것처럼 생리용품도 그래야 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생리용품을 필수 생필품으로 분류해 세금을 면제하는 조치도 도입했다. 가르시아 의원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생리용품 거래에서 연간 2000만달러의 세금을 거둬왔다. CNN방송은 미국의 전체 50개 주 가운데 약 절반이 생리용품을 ‘사치품’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생리용품 관련 세금 면제를 위한 여성단체들이 활발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영국과 호주, 캐나다, 인도 등 여러 나라들이 생리용품에 대한 과세를 폐지하는 등 생리용품 면세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성행위 도중 상대방의 동의 없이 콘돔을 몰래 빼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법률도 미국에서 최초로 도입했다. 몰래 콘돔을 제거한 남성 때문에 원치 않은 임신을 하거나 질병에 걸린 여성이 남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해주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