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 영어시험 크게 어려워진다

미국 시민권 시험이 내년 말부터 크게 변경돼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시험방식이 훨씬 까다로워져 한인들을 포함해 영어에 미숙한 지원자들이 시민권 시험에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지난 2008년에 개정한 시민권 시험을 15년만에 다시 업데이트해 2024년 말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5일 AP통신은 새 시험에서는 영어 말하기 영역이 더 어려워 영어에 익숙치 않은 고령자나 난민 등이 이 시험을 통과해 미국 시민이 되기가 쉽지 않아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새 시험에서는 시험관이 날씨나 음식, 행동 등 일상적인 상황을 담은 사진들을 보여주면 응시자가 그 내용을 영어로 묘사하는 방식이 고려되고 있다. 현재 시험에서는 귀화 면접 시 담당관이 신청자가 이미 귀화 서류에 답한 개인 질문을 통해 말하기 능력을 평가한다.

성인이 돼 미국에 이주한 시민권 신청자들은 개인적인 질문이 아닌 사진을 기반으로 말하기 테스트를 진행하면 시험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또 미국 역사와 정부에 대한 지식을 테스트하는 영역으로 문제 양식을 현재의 단답형에서 객관식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지금은 시험관이 ‘미국이 1900년대에 치른 전쟁 하나를 대라’고 하면 응시자는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걸프전 등 5개 정답 중 아는 전쟁 하나를 답하면 된다.

그러나 새 양식에서는 응시자가 직접 질문을 읽고 남북전쟁, 멕시코-미국 전쟁, 한국전쟁, 스페인-미국 전쟁 등 미국이 1800년대에 치른 전쟁 3개를 포함한 4개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민자들에게는 객관식 문제를 읽고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영어를 잘 못하거나 교육 기회를 누리지 못한 난민, 고령 이민자, 장애인 등이 새 시험을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시민권 신청자 통역을 위해 이민국에 출입하며 한인타운 시니어 및 커뮤니티 센터에서 ‘시민권 영어교실’ 강사로 봉사하고 있는 카니 구 통역사는 “만약 전망대로 바뀐다면 읽기와 말하기 연습을 더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이민국에 확인 결과 아직 새로운 시험을 테스트 중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한인들 사이에서도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일부 반이민 단체들은 시민권 시험을 더 어렵게 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이던 지난 2020년 시민권 시험을 더 길고 어렵게 만들었으나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상복구한 적이 있다.

출처 :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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