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딕토리안·살루타토리안이 되면 뭐가 좋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발레딕토리안’이나 ‘살루타토리안’에 호명되는 것은 큰 영광이다.
그런데 이것이 대입에, 그리고 미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발레딕토리안이나 살루타토리안이 된다는 뿌듯한 성취가 인생에 어떻게 혜택을 주는 걸까? 먼저 발레딕토리안과 살루타토리안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발레딕토리안은 졸업하는 학년에서 1등을 차지한 수석졸업생, 살루타토리안은 2등을 한 차석졸업생을 뜻한다. 살루타토리안은 보통 졸업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발레딕토리안은 고별사를 하기 때문에, 이들 용어는 개회사와 고별사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각각 유래되었다.
대체로 학교마다 발레딕토리안 1명, 살루타토리안 1명이 있지만 학교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다. 어떤 학교는 이 두 영예에 대해 몇 명의 학생을 선발하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살루타토리안 없이 몇 명의 발레딕토리안을 선정하기도 한다. 전교 석차를 매기지 않는 학교들은 보통 이런 제도가 없는 대신, 전교 상위 몇 퍼센트 안에 든 졸업생들에게 영예상을 수여하기도 한다.
많은 학생들은 발레딕토리안이나 살루타토리안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단지 학업적 성취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졸업식에서 개회사나 고별사를 하는 기회를 누리기 위해서다. 물론 모든 고등학교에서 발레딕토리안이나 살루타토리안이 졸업식 연설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학교에선 학생회 임원이 하거나, 졸업식 연사를 누가 할지 졸업생들이 투표를 통해 뽑기도 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는 발레딕토리안과 살루타토리안이 졸업생 대표를 맡아왔다.
살루타토리안은 개회사 또는 인사말로써 졸업식을 시작한다. 졸업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환영하고 중요한 연사를 소개하는 역할이다. 이 개회사는 고교 생활을 반추한다기보다는 졸업을 축하하는 성격이 크다.
반면에 발레딕토리안은 고별사를 하며 졸업식을 마무리한다. 살루타토리안은 참석자 모두에게 개회사를 하지만, 발레딕토리안은 특히 졸업생들에게 고별사를 통해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낸다. 그들이 고교 시절 함께 겪은 경험과 추억 등을 회상하는 한편, 고교에서 배운 교훈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 졸업 후 이들 앞에 펼쳐질 미래에 대해 힘찬 야망을 갖도록 독려하고, 인생 항로를 거치면서 이들이 겪어 나갈 모험에 대해 용기를 불어넣기 위한 목적이 크다.
그렇다면 발레딕토리안과 살루타토리안이 되면 대입에 유리한 걸까? 이들 두 타이틀을 갖는 것이 대학 합격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전교 1, 2등은 합격자 발표가 난 뒤 끝까지 가봐야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GPA와 전교 석차는 분명히 대입에 중요한 요인이며, 주로 GPA와 전교 석차에 따라 발레딕토리안과 살루타토리안이 결정된다.
GPA는 가산점 없는 GPA(언웨이티드)와 가산점 있는 GPA(웨이티드)로 나뉜다. 웨이티드 GPA는 AP, IB, 아너 등의 수업을 들었을 때 가산되는 GPA를 말한다. AP 등은 일반 수업보다 수준이 높고 공부량이 많기 때문에, A를 받을 경우 레귤러 수업을 들을 때보다 가산점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GPA가 가산점 없이 계산됐을 때 4.0이라고 해도, 내가 AP나 IB, 아너 같은 어려운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전교 석차가 1등으로 랭크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경쟁이 심한 유수의 대학들은 지원자를 심사할 때 고교 시절 얼마나 도전적으로 수업을 듣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 여부를 비중 있게 본다.
발레딕토리안이나 살루타토리안은 가능한 가장 도전적인 커리큘럼으로 공부하면서도 거의 완벽한, 또는 완벽한 성적을 받은 경우가 많다. 전교 석차는 일반적으로 웨이티드GPA에 따라 매겨지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쉬운 과목만 들으면서 GPA를 안전하게 유지한 학생보다, 가산점 없는 GPA가 살짝 낮게 나오더라도 어려운 과목들을 수강한 지원자를 더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
출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