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도 2025년 입학부터 SAT·ACT 성적 의무화
의무 제출이 폐지된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나 대학입학학력고사(ACT)를 입학 조건으로 부활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명문대인 하버드대와 캘리포니아공과대학(캘택)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11일(현지시간) 하버드대의 학보사인 하버드 가제트는 “오는 2025년 가을 입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은 표준 시험 성적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6년 가을 입학까지 표준 시험 성적표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남기겠다는 기존 일정을 당긴 것이다.
다만 미국 AP(Advanced Placement) 시험이나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시험을 본 지원자들은 SAT나 ACT 제출 의무에서 제외된다.
호피 호크스트라 하버드대 예술과학부 학장은 성명을 통해 “표준화된 시험은 배경과 인생 경험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이 대학과 그 이후의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사회경제적 범위를 넘어 인재를 식별하는 데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캘택 역시 예비 학생들이 학부 입학 지원의 일부로 SAT 또는 ACT 시험 점수를 제출해야 하는 요구 사항을 복원했다고 같은 날 발표했다. 시험 요구 사항은 즉시 적용되며, 이는 2024년 가을부터 캘택에 지원하고 2025년 가을에 등록할 모든 학생들이 지원의 일부로 시험 점수를 보고해야 한다.
미 대학들이 표준시험을 요구하는 방침으로 복귀하는 현상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고소득 가정의 학생들이 여러 차례 SAT와 같은 표준 시험들을 응시할 수 있는 이점으로 학생 선별 과정에서 형평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다.
앞서 매사추세츠 공대(MIT)는 SAT 시험 제출 의무화를 부활했다. 미국 아이비리그 소속인 다트머스대 역시 내년 신입생부터 대학입학자격시험(SAT)와 대학입학학력고사(ACT) 제출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생들이 시험을 응시하기 어려워지자 미국에서 약 2000개 대학들이 시험 점수 요구 사항을 낮추었다. 특히 저소득의 학생들에게 대학 지원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입학 기준을 다양화하는 데 돕는 도구로 이 같은 방침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시험 점수가 없으면 각자 처한 환경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을 식별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있어 대학들은 SAT와 같은 표준 점수를 입학 전형에 넣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하버드 측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등 연구팀 ‘오퍼튜니티 인사이트(Opportunity Insights)’ 소속 교수들의 연구를 인용해 이번 발표를 뒷받침했다. 이 연구는 시험 점수가 고등학교 성적보다 대학에서의 학업 성공에 대한 더 나은 예측 변수였으며, 눈에 띄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훌륭한 저소득층의 학생들을 입학사정관들이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NYT는 “하버드대의 규칙이 보수적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라며 “명문대에서의 학생 선별 과정을 헤아리기 어렵다는 학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 해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