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졸업장, '고연봉’은 몰라도 ‘높은 자리’엔 유리

미국 명문대의 대명사로 통해온 이른바 ‘아이비리그’를 제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비롯한 공과 대학들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 대학으로 부상했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오면서 아이비리그의 전성기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비리그는 하버드대, 예일대, 프린스턴대, 펜실베이니아대, 컬럼비아대, 코넬대, 다트머스대, 브라운대 등 미국 북동부 지역에 몰려있는 8개 사립대학을 가리킨다.

그럼에도 1일(현지시간) 미국 경영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아이비리그의 영향력이 완전히 쇠퇴한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라즈 체티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데이비드 데밍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 존 프리드먼 브라운대 경제학과 교수 등 미국 굴지의 비영리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참여하는 세명의 경제 전문가가 최근 펴낸 아이비리그 졸업자의 사회 진출 실태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논문의 골자는 아이비리그 졸업자들이 아이비리그가 아닌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반드시 높은 연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계나 정치계를 비롯해 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위치로 올라가는 데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美 연방 상원의원 25% 아이비리그 플러스 출신자

세 전문가가 발표한 연구 결과는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온 사람을 주된 대상으로 하되 아이비리그 소속은 아니지만 아이비리그에 버금가는 명문대를 일컫는 스탠퍼드대, MIT, 듀크대, 시카고대 등을 졸업한 사람까지 아우르는 ‘아이비리그 플러스’ 출신 200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

논문에 따르면 아이비리그 플러스 출신자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직장 취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아이비리그 플러스를 졸업한 사람들이 유명 기업에 들어갈 확률이 아이비리그 플러스 출신이 아닌 사람들에 비해 17.6%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체티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좋은 회사에서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을 기준으로 따지면 아이비리그 졸업장이 다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엄청난 영향까지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오히려 아이비리그 졸업자들이 그렇지 않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에 비해 확실히 비교가 된 것은 최고경영자(CEO)처럼 기업의 높은 자리로 올라가거나 정치계의 리더로 올라서는데 있어서 두드러지게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예컨대 논문에 따르면 미국 연방 상원의원의 학력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25%가 아이비리그 플러스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문간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출신학교 교수진 영향력

이같은 결과가 나온 배경에 대해 논문 발표자들은 “이른바 아이비리그 소속 명문대를 나왔다는 자체도 이들의 고위 공직 진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이들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동문들 사이에 형성된 공고한 인적 네트워크와 출신 학교의 영향력 강한 교수진이 조력을 제공한 것이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아이비리그 명문대에 들어간 학생이 속한 가구의 경제적 수준이 높고 부모 가운데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위치에 있는 경우가 다른 대학 출신자들과 비교가 될 정도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 최상위 1%에 속한 가구 출신의 학생이 아이비리그 플러스에 진학할 가능성은 일반 중산층 출신 학생에 비해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포춘은 “아이비리그 플러스의 연간 수업료는 하버드대를 기준으로 할 경우 7만9000달러(약 1억원), 스탠퍼드대의 경우 8만2000달러(약 1억500만원) 수준일 정도로 비싸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결국 아이비리그 졸업장이 이후 경제적 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계에서든 정치계에서든 높은 자리로 손쉽게 진출하는데는 크게 도움이 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출처 : 글로벌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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