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모자라…美엔 요즘 '주4일 수업' 학교가 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등장한 초유의 인력난이 '교사 부족'으로 확대돼 미국 학교 운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해보면 팬데믹 기간 최소 미국 교사 28만명이 이직을 선택했는데, 다수는 사회·경제 활동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학교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WSJ은 각 주 교육부의 자료를 인용해 "현재 미국 학교들이 수만 명의 새로운 교사를 찾고 있다"며 공립학교 내 인력난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서부 일리노이주에서는 지난해 기준 90%가량의 학교가 교사 부족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디애나주는 현재 1700명 이상의 새로운 교사를 찾고 있다. 아이오와주 취업 게시판에 등록된 교사 구인 게시물은 1400개 이상에 달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약 8000명이 교사 부족 사태가 보고됐다.
지난 1월 전미교육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의 55%가 조기 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협회는 "동료들의 퇴직과 이직 등으로 늘어난 업무량에 남은 교사들도 지쳐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미국 교육계는 비교적 엄격한 교사 자격 요건 등을 이유로 이전부터 인력난에 시달려왔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학교가 정치적 대립의 장소로 변한 것도 인력난 심화의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권은 최근 학교의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인종·역사 교육 문제를 두고 대립을 강화하고 있다.
"근무일은 줄여주고, 급여는 올려주고"…몸값 비싸진 선생님
주 정부와 교육부는 갈수록 심화하는 인력난을 막고자 교사 자격 요건 완화 및 급여 확대 등 갖가지 유인책으로 교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기업에서 거론된 '주 4일제' 도입도 교사 확보 전략으로 쓰이고 있다. 텍사스주 미네랄 웰스의 한 학교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수업을 진행하는 주 4일제를 도입했다. 수업할 교사가 부족해 매주 금요일을 공식 휴무일로 지정해 수업 일수를 주 4일로 줄인 것이다.
닛케이는 "지난해 학교를 그만둔 교사 상당수가 주 4일제를 도입하는 학교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90%가량이 주 4일제 도입을 원하고 있다"며 "현재 미 전역에 해당 제도를 도입한 학교는 500개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오리건주립대의 폴 톰슨 조교수도 "주 4일제는 교사 확보의 주요 도구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닛케이는 "교사의 휴무로 줄어든 수업 일수에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력 저하 등을 우려해 1일당 수업시간을 늘리는 등의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에서는 교사 확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네바다주의 클라크는 장기 근무 교사에서 최대 5000달러(약 659만원) 상당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신임 교사의 초봉을 20%가량 인상했다. 뉴멕시코주는 교사들의 평균 급여 수준을 25% 올렸다. 전미교육협회에 따르면 미 전국 교사들의 평균 급여는 6만5300달러(약 8623만원)이고, 초봉은 4만1770달러다. 일리노이는 교사 면허 재취득 비용을 기존 500달러에서 50달러로 90%나 내렸다.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