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70%가 우울증 호소 … 교수진이 'SOS신호' 잡아내야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은 대학 행정가들의 진지한 관심이 필요한 세계적인 문제다. 미국 대학 정보 사이트 '베스트 칼리지'가 게재한 바에 따르면 작년 미국 대학생 중 77% 이상이 보통 수준에서 심각한 수준의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 바 있다. 한국 상황도 비슷하다. 작년 사회과학 학술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게재된 논문 '코로나19가 불러온 한국 여대생들의 신체활동과 우울증 변화'가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연구진이 2018년 여대생 2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 중 51.9%가 경증에서 중증 수준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에 같은 조사를 실시했을 때 해당 비중은 69.1%로 늘었다.
개인적, 가족, 학교 관련 일들의 조합이 학생들이 자살하거나 자살충동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 대학 교육은 경쟁이 심하다. 학생들은 학업 성적과 등수에 대해 지속적으로 걱정한다. 취업 관련 스트레스도 갖는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한국 대학생들에게 자살충동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 중 하나는 부모님들의 대화법이다. 성인이 돼서도 한국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 결과, 부모님에게 비판과 비난을 많이 받는 학생들은 자존감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어하는 충동이 일어날 수 있다.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의) 정신건강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 행정가, 교수, 학생, 부모의 역할이 요구된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좋은 퀄리티를 갖춘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 여기에는 위기개입(정신적 위기에 처한 사람에 대한 도움과 치료)이 포함된다. 한국에서 학생들은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학교들은 학생들이 위기에 닥쳤을 때 접근할 수 있는 자원을 캠퍼스 안과 밖(지정된 외부 전문 클리닉)에 제공해야 한다.
학생들이 정서적·학업적으로 건강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대학에서) 개인 전공에 맞는 현실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이러면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청년들에게 대학은 자아를 발견하고 평생 우정을 쌓으며 세상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곳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엄청난 사회적·정서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 있는 낯선 환경이기에 극심한 외로움을 유발할 수 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커뮤니티를 형성을 해 사회적·정서적 압박을 유발하는 문제들을 헤쳐나갈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교수진 역시 학생들의 정신건강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학은 교수진·교직원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는 법을 충분하게 교육시켜야 한다. 2021년 보스턴대 공공보건대학이 타 기관과 전국 12개 대학의 교수진·교직원 약 1700명을 대상으로 공동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중 51%만이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있는 학생들을 판별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설문 대상자 중 61%만이 교수진과 교직원들이 학생들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는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특히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녀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할 때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한 교육을 대학이 제공하기는 어렵지만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