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세이' 3초 만에 쓰는 인공지능 챗GPT... 미국 대학들이 떨고 있다

최첨단 챗봇이 미국 교육계를 흔들고 있다. 지난 연말 미국 인공지능(AI)연구소 ‘오픈AI’가 내놓은 신생 챗봇 챗GPT(ChatGPT). 챗봇은 채팅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대화하듯 해답을 제시하는 AI 프로그램이다.

챗GPT는 이전까지 나온 챗봇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난도 높은 학술논문, 에세이, 시, 소설, 보고서 등을 단숨에 써내고, 복잡한 문제를 뚝딱 풀어낸다. 인간의 것인 듯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제시한다. 같은 주제를 묻더라도 이용자의 뉘앙스와 요구 사항에 따라 다른 답변을 내놓는다.

챗GPT를 가장 반기는 건 학생들이다. 숙제를 챗봇이 대신 해 주기 때문이다. 명백한 부정행위인데도 적발하기 어려워서 교사와 학교의 골칫거리가 됐다.

챗GPT 이용법은 간단하다. 웹사이트(https://openai.com/blog/chatgpt/)에 접속하면, 채팅창이 뜬다. 말을 걸듯 원하는 바를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인간이 AI에 일자리를 빼앗긴 분노에 대해 래퍼 '에미넴' 스타일의 가사를 써달라"거나, 수학 공식을 올리고 "풀이 과정을 알려 달라"고 할 수 있다. 몇 초만 기다리면 '충실한' 답변이 뜬다.

출시 닷새 만에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챗봇의 천재성에 놀라는 글이 쏟아진다. 챗GPT가 작성한 '왜 허무주의가 당신의 개인적인 철학이 되어야 하는지'를 주제로 한 에세이, 챗GPT가 버그를 찾아내 다시 쓴 코딩식 등이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다.

"AI에 직업을 빼앗겨 화가 난 에미넴에 대한 노래 가사를 'Slim Shady(노래 제목)' 스타일로 써줘"라는 요청과 이에 대한 AI의 답장. 챗GPT는 노래 가사나 소설, 시도 쓸 수 있다. 트위터 캡처

"챗봇 OUT" 외친 교육계, 평가방식까지 바꿨다

챗GPT가 대신 해 준 과제를 제출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미국 대학들이 고민에 빠졌다. AI가 썼다는 티조차 나지 않아 적발이 어려운 탓이다. 노던미시간대 철학과에서는 한 학생이 챗GPT가 쓴 에세이를 제출해 최고점을 받을 뻔한 일도 있었다. 플로리다대 시드 도브린 교수는 "학생들이 AI를 통한 새로운 유형의 표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학교들은 챗GPT 경계령을 내렸다. 워싱턴대와 버몬트대는 표절을 정의하는 학내 규정에 'AI를 활용한 표절'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뉴욕주 교육부도 “중·고등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저해한다”며 지역 공립학교의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챗GPT에 접속할 수 없게 차단했다.

챗GPT가 개입할 수 없도록 평가 방식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조지워싱턴대, 럿거스대, 애팔래치안주립대는 교실 밖에서 작성해 제출하는 오픈 북 과제를 줄이고 있다. 에세이 과제는 강의실에서 교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필로 직접 써야 한다. 에세이 대신 팀 발표나 구술시험, 필기시험으로 대체하는 학교도 있다. 텍사스대 프레데릭 알다마 인문학과장은 "데이터가 희소해 챗봇 구현이 어려운 문제를 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챗봇을 금지하기보다 학습 보조 도구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정보기술(IT) 팟캐스트 진행자 케빈 루즈는 “AI는 학생의 창의력을 끌어내고 개인 맞춤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한국일보

Previous
Previous

아이비리그 8개大 중 6곳 ‘女총장 전성시대’

Next
Next

美 아이비리그 대학, 연간 학비 1억원 시대 눈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