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성취도 올리는 비결은 ‘퀴즈’
최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전국 초‧중‧고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85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의 가장 큰 단점은 집중력 저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교사들의 경우 상당수가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생 간 학습 격차가 커졌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 같은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대면 수업이나 개별화된 학습관리 진단이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집중력 있게 수업 자료를 더 잘 이해하고 학생 간 학습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비결을 제시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그 비결이란 바로 수업 시간 중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내는 퀴즈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 심리학과 마커스 크레이드(Marcus Crede) 교수팀은 기존에 발표된 총 8000명의 학생과 52개 수업을 조사한 연구 자료를 메타분석해 수업 시간 중에 퀴즈를 자주 내는 것이 학생들의 학업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조사했다.
메타분석이란 특정 연구주제에 대해 이루어진 여러 연구결과를 하나로 통합해 요약할 목적으로 개별 연구의 결과를 수집하여 통계적으로 재분석하는 방법이다.
퀴즈가 학생들의 낙제율 낮춰
그 결과 연구진은 학생들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수업자료에 대한 질의를 받을 때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수업 내용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 퀴즈를 자주 풀게 되면 낙제할 가능성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커스 크레이드 교수는 “연구를 시작하기 전만 해도 사실 퀴즈의 효과에 대해서 회의적이었는데, 이처럼 퀴즈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퀴즈가 학생들의 낙제율을 낮춘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퀴즈의 효과가 단발적인 것이 아니라 여러 해 동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퀴즈가 성적을 향상시키고 수업에서 낙제하는 학생들의 비율을 약간 낮춘다면, 그것이 졸업과 중퇴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크레이드 교수는 짧은 퀴즈를 교과과정에 적용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한 작업이므로 이것은 대단한 발견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교육심리학리뷰(Educational Psychology Review)’에 게재됐다.
퀴즈 외에 학생들의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교사들의 즉각적인 피드백이었다. 또한 연구진은 학생들에게 필기식 답을 요구하는 퀴즈가 객관식 문제보다 수업자료에 대한 이해에 더 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크레이드 교수팀은 자신들이 연구한 자료가 한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사들로 하여금 매일 또는 매주 서면으로 제출된 퀴즈 답안에 점수를 매기도록 요청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대신에 그는 강좌 관리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등급이 매겨지는 온라인 퀴즈를 활용할 것을 권했다.
교사들의 즉각적인 피드백도 중요해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퀴즈가 즉흥적인 것인지 계획된 것인지, 또는 온라인 퀴즈인지 서면상의 퀴즈인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덧붙였다. 퀴즈의 형식과는 상관없이 자주 퀴즈를 내고 교사들이 즉각적인 피드백을 하게 되면 특히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퀴즈의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 중 널리 알려진 것은 텍사스주립대학 연구진이 2013년 11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논문이다. 당시 연구진은 심리학 수업을 듣는 901명의 학생들에게 매시간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휴대용 컴퓨터를 통해 온라인 퀴즈를 풀도록 했다.
그 결과 퀴즈를 자주 푼 학생들은 그렇지 않고 수업만 한 학생들에 비해 중간고사의 성적이 평균 10점 높았으며, 출석률도 학기 중간에 보통 60%대였던 것이 90%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퀴즈를 자주 푸는 것이 한 학기에 두 번 큰 시험을 보는 것에 비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학생 사이의 성취도 차이를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향상 및 출석률 상승효과가 저소득층 학생들 사이에서 더 컸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퀴즈를 자주 내서 학생들로 하여금 수업 교재와 강의 내용에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터득하도록 만들 수 있다. 또한 큰 시험만 보게 될 경우 시험 성적이 좋지 않으면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해버리지만, 퀴즈를 자주 내면 어쩌다 퀴즈를 못 풀었다고 해서 완전히 손을 놓아버리는 일은 없기 때문에 퀴즈가 학업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사이언스타임즈